약을 먹으면 졸린 이유
약을 복용하다 보면 원래 약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치료효과 이외에 여러 가지 부가적인 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코감기약이나 피부과약을 복용하다 보면 졸리는 현상이 많이 발생하는데요. 집에서 쉬고 있다면 그냥 약을 먹고 자면 되지만, 일을 나가야 되거나 운전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는 자칫하면 큰일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약사의 복약지도가 정말 중요한 것이죠.

코감기약이나 알레르기약의 주성분인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왜 졸리게 될까요?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에 반대작용을 하는 약 성분입니다. 코감기에 걸리면 콧물이 나고 제채기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증상들이 히스타민이라는 물질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게 되면 히스타민이 작용을 못하게 방해해서 콧물도 덜 나고 알레르기 증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감기약 속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항히스타민제는 클로르페니라민과 트리프롤리딘이라는 항히스타민제입니다. 이런 1세대 항하시트민제들은 뇌 속에 있는 혈액-뇌 관문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뇌혈관을 지나는 혈액 속에 있는 세균이나 이물질들이 뇌조직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차단을 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세균이나 친수성 분자들은 혈액-뇌 관물을 통과할 수 없는 반면에 물은 잘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산소나 이산화탄소, 포도당, 일부 아미노산 같은 지용성 분자들은 뇌-혈액 관문을 쉽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클로르페니라민이나 트리프롤리딘같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들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혈액-뇌 관문을 쉽게 통과할 수 있고, 이런 성분들이 우리 중추신경을 억제하기 때문에 졸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사람들 중 약 3~40% 정도가 이런 부작용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을 응용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불면증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졸리는 부작용을 역이용해서 수면유도제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약국에서 판매 중인 1세대 항히스타민제 중에 수면유도제의 성분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디펜히드라민이 있습니다. 디펜히드라민은 멀미약으로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