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
겨울철 건조한 날씨에는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습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면 좋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몸에 나쁠 수 있습니다. 호흡기 건강뿐만 아니라 피부 건강에도 필수적인 가습기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겨울철에는 유독 피부 가려움증이나 아토피가 심해져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낮은 온도와 낮은 습도는 피부 정상 방어막을 약화시켜서 피부염과 아토피를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또한, 기온 5도 이하와 습도 30% 이하인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건조한 경우에는 목과 기관지의 점액 분비가 감소하게 되는데, 기관지를 촉촉하게 만드는 점액인 뮤신의 양이 부족하게 되면 바이러스나 노폐물이 침입했을 때 방어를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감기에 더 잘 걸리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겨울철 피부와 호흡기 건강을 위해 가습기는 사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한 번 논란이 일기도 했었는데요. 그래서 가습기에 어떤 물을 써야 하는지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어떤 분들은 수돗물이 아닌 정수기 물을 사용하거나, 끓인 물을 사용하기도 하죠.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는 수돗물에 있는 염소나 세균, 미네랄들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수돗물을 사용하시면 되는데요.
"정수기 물을 사용하면 더 좋은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정수기 물은 탱크에 고여있기 때문에 세균에 오염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수돗물에 들어있는 염소 성분이 세균 번식을 막아줍니다. 실제로 가습기에 물을 넣은 직후 수돗물과 정수기 물의 세균 양을 비교해 봤더니, 수돗물에서 나온 세균의 양이 더 적었습니다. 하지만, 가습기에 물을 넣은 직후 12시간이 경과한 후 다시 둘을 비교했더니, 세균 수가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따라서 12시간 후에는 염소의 효과가 사라진다는 것이죠.
정리해 보면, 가습기에 사용하는 물은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고, 일정 시간마다 물을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가열식 가습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세균 번식보다는 침전물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정수기나 증류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어떤 물을 쓰더라도 세균의 번식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세척을 얼마나 자주 해주느냐가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물론, 물을 매일매일 갈아주고 세척도 매일 해주면 가장 좋습니다만 매일 하기 어렵다면 최소 어느 주기로 해야 할까요?
가습기에 물을 넣고 미생물이 얼마나 번식했는지 연구한 논문 결과를 살펴보면, 이틀차까진 크게 증가하지 않지만 3일 이후부터는 미생물과 박테리아의 수가 급격하게 번식합니다. 이 논문 결과에 따르면 최소한 3일에 한 번은 가습기를 청소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습기 습도 설정은 어느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최근 유행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느 온도, 습도에서 가장 잘 살아있는지 확인해 본 결과, 습도가 높을수록 바이러스가 잘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습도가 60%를 넘어가기 시작하면 다시 잘 살아남기 시작했습니다. 습도에 따른 다양한 병원성 요인을 보면, 대부분 습도가 50~60% 정도일 때, 세균이 가장 적었습니다. 그래서 가습기의 습도는 5~60% 사이로 설정하는 것이 좋으며, 가습기 주변은 아무래도 습도가 다른 곳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60%로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습도 조절 기능이 없는 가습기라면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 정도까지만 가습기를 가동하면 됩니다.